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참사에 피해자·유가족 탓한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 이태원 추모집회 반으로… “윤석열 퇴진” vs “문재인 뭐했냐?” 대장금·케이팝 빠져... 가족 반대 뿌리치고 한국행, 지지부진한 장례절차... "한국·이란 말싸움 씁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참사에 피해자·유가족 탓한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
이태원 추모집회 반으로… “윤석열 퇴진” vs “문재인 뭐했냐”
시청역 앞에 모인 2만명 '촛불'..."윤석열 퇴진하라"
삼각지서 '맞불' 집회 연 신자유연대, "문재인 때 뭐했냐"
“집단적 의사표현은 시민 권리” vs “결국 정치적 메시지”
윤희근 "캠핑장서 잠들어 보고 놓쳐"… 청장 없다고 손 놓은 경찰,
청장, 자느라 오전 0시 14분 통화,
더 큰 문제는 청장 부재시 '시스템 부재'
이태원 참사 몰랐던 광부 "내 생환이 국민들에 희망됐다니 다행"
참사 당일 사복 경찰이 더 많았다... "경찰기동대 필요" 용산서 요청에 서울청 '모르쇠'
17년 만에 이룬 한국행, 두 달 만에 끝나버린 이란 유학생의 꿈,
대장금·케이팝 빠져... 가족 반대 뿌리치고 한국행,
지지부진한 장례절차... "한국·이란 말싸움 씁쓸"
이태원참사 때 "밀어" 외친 인물 수사 검토…CCTV 52건 확보,
"구출된 후 술집서 놀았는데…제가 참사 생존자예요?" 상담치료 기록 '먹먹'
목 쉰 그 경찰관, BBC서 또 오열…"모두가 제 소리치는 방향대로 이동"
"순식간에 나를 밟고 지나가…CPR로 깨어났지만 남자친구는 아직"
구급차 바로 옆 '섹스온더비치' 떼창…이태원 현장서 경악할 일,
용산서장 관용차 머무는 '1시간' 동안 이미 수십명 심정지,
용산서장, 9시57분~11시1분 관용차 이용,
서울청장 동선도 공개…2시간10분 뒤 현장 도착,
목격자가 전한 이태원 참사, "4미터 좁은 내리막서 도미노처럼 쓰러져"…
"압사 사고 났는데 문 안열어줬다"…이태원 이자카야의 반전,
"살려주세요" 외침 듣자 CPR위해 뛰어든 시민들,
간호사 꿈꾸던 청년의 유품들... 추모공간에 놓인 인생 몇 조각,
참사 현장 늦게 온 용산서장…차 안에서 1시간 허비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참사에 피해자·유가족 탓한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
지난해 9월 유튜브 채널 '펀앤드마이크TV'에 출연한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펀앤드마이크TV' 유튜브 채널,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성소수자 폄훼 전력이 드러나 지난 5월 사퇴한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 탓을 암시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비판받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3일 오후 SNS 페이스북에 "부모도 자기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놓고 골목길에 토끼몰이하듯이 몰아넣었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인지"라면서 "매번 무책임한 개인들의 모습, 그것을 당연한 생각인냥(생각인 양) 부추키는(부추기는) 언론의 논조, 이런 남 탓과 무책임한 모습이 반복되는 한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도 무한책임이지만, 개인도 무한책임"이라면서 "한쪽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절름발이 의식과 언론의 논조가 대형 참사를 반복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정부의 무능력을 따지는 언론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해당 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지만 4일에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을 문제 삼는 이유를 모르겠다.
근대 자유주의 국가라면 당연한 말 아닌가"라면서 입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김 전 비서관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에 정부 대응 미비를 비판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의 '피해자 탓' 주장이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같은 날 직장인이 자신의 직장을 인증하는 익명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대검찰청 직원이라 밝힌 이가 '일차적으로는 너네(피해자) 탓이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로 공유되며 비판받고 있다.
이 대검찰청 직원은 "다들 경찰, 정부 탓하기에만 바쁘다.
일차적으로는 거기 있던 당사자들 본인 탓이 제일 크다.
그렇게 사람이 많은데 꾸역꾸역 그곳을 비집고 들어가는 무질서함, 결국 그런 무질서를 만든 개개인이 모이고 모여서 엉켜 발생한 사고"라면서 "거기 있던 시민들이 최소한 질서만 잘 지켰어도 일어나지도 않았을 사고"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비판 속에 삭제됐다.
이태원 추모집회 반으로… “윤석열 퇴진” vs “문재인 뭐했냐”
신자유연대, 삼각지서 400명 참석 '맞불' 집회,
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국가 애도기간인 만큼 집회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노래를 부르지도 구호를 외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집회의 정치적 성격은 명확했다.
진보단체는 이번 참사가 현 정부 탓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고, 보수단체는 “세월호 사고 이후 뭐했느냐”며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꺼냈다.
일부 시민들은 참사 직후 열린 대규모 도심 집회에 “추모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시청역 앞에 모인 2만명 '촛불'..."윤석열 퇴진하라"
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이하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숭례문 교차로부터 태평로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차로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2만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검정색 ‘근조(謹弔)’ 리본을 가슴에 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스피커로 시끄러운 노래를 틀거나,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참석자들은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퇴진이 평화다”,
“퇴진이 추모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윤 대통령과 정부 책임론을 부각한 것이다.
촛불행동은 “윤석열 정부는 참사 원인을 숨김없이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며 “참사 책임을 회피하고 벗어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 사찰을 단행하는 제2, 제3의 범죄행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삼각지서 '맞불' 집회 연 신자유연대, "문재인 때 뭐했냐"
같은 시각 보수 성향의 신자유연대는 삼각지역 인근에서 맞불 성격의 ‘윤석열 정부 퇴진 반대 및 추모집회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무대에는 “세월호 사고로 집권한 문재인 정권은 시스템과 제도 정비 안 하고 뭐했나”,
“이태원 사고 사망을 정치적으로 이용 말자”라는 현수막이 달렸다.
이들은 참사 대신 ‘사고’, 희생자 대신 ‘사망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집회에 참석한 60대 정모씨는 “대통령에게 자꾸 사고 책임을 지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했다.
두 단체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삼각지역 부근에서도 ‘맞불’ 집회를 벌였다.
촛불행동 측이 당시 태평로에서 삼각지역까지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을 위한 촛불대행진’을 집회를 하자, 신자유연대가 이에 대응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당시 두 단체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자 경찰은 대규모 기동대 병력을 용산 일대에 배치한 바 있다.
“집단적 의사표현은 시민 권리” vs “결국 정치적 메시지”
집회를 바라보는 시민들 시선은 엇갈렸다.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홍모(27)씨는 “집단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 정부 대응도 빨라지기 때문에 집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제도 개선은 결국 목소리가 모여야 가능하다”고 했다.
직장인 최모(39)씨도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고 공론화해야 이런 일이 재발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를 통한 집단적 의사표현은 시민의 권리”라고 했다.
반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용산구 주민 김모(60)씨는 “희생자 명복을 비는 추모 집회는 좋지만, 이들 애기를 들어보면 결국 정치적 메시지로 들려 진정한 추모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생 장모(26)씨는 “이태원 참사 이후 집회가 많이 취소됐다고 들었는데 굳이 추모제를 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희생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방향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은 매주 종로구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이어왔지만, 이날은 집회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같은 날 숭례문 인근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전국노동자대회를 취소했다.
윤희근 "캠핑장서 잠들어 보고 놓쳐"… 청장 없다고 손 놓은 경찰,
핼러윈 참사 당시 윤희근 청장 지방 머물러,
제천 캠핑장에서 저녁 식사한 뒤 11시 취침,
11시 32분 첫 연락 못 보고 0시 14분 통화돼,
"청장 없어도 긴급 상황 대처 업무 원활해야"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밤 서울이 아닌 지방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충북 제천 캠핑장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한 뒤 오후 11시쯤 잠들어 제때 보고를 받지 못했다.
윤 청장은 결국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 59분이 지난 30일 0시 14분에 사고를 인지했다.
경찰 대응과 보고 체계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청장, 자느라 오전 0시 14분 통화,
경찰청은 4일 "이태원 사고 당시 윤 청장은 휴일을 맞아 국정감사 등으로 미뤄온 개인 일정을 위해 충북 지역을 찾아 오후 11시쯤 취침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29일 오후 11시 32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으로부터 이태원 일대 인명 사상 사고 발생 문자를 수신했으나 확인하지 못했고, 오후 11시 52분 상황담당관이 전화를 했으나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 제천을 방문해 지인들과 월악산 등반을 한 뒤, 충북 제천경찰서 경찰관들이 워크숍 중인 캠핑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오후 6시쯤에는 송해영 제천서장 등 직원 7명과 저녁식사를 했고, 저녁 11시쯤 캠핑장 숙소에서 잠을 청했다.
그는 30일 0시 14분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은 뒤에야 사태를 파악하고 곧바로 서울로 출발했다.
5분 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로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윤 청장은 30일 오전 2시 30분 화상으로 경찰청 지휘부 회의를 열었지만, 참사를 인지한 지 2시간 16분이 지난 뒤였다.
경찰 총수라고 해서 개인 일정이 없을 수는 없지만, 사고 당일 서울을 비운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선 보수ㆍ진보성향 단체의 집회 동선이 겹쳐 충돌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이태원에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견되기도 했다.
윤 청장이 서울에 있었다면 관사 내 경비전화로 보고를 받아 신속하게 대응했을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청장 부재시 '시스템 부재'
경찰 수장이 서울을 비운 것도 문제지만, 시스템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 청장이 잠이 들어 연락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첫 보고 시점(오후 11시 32분)은 윤석열 대통령(오후 11시 1분)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오후 11시 20분)이 사고를 알게 된 시점보다도 한참 늦었다.
소방청의 대응 2단계(오후 11시 13분) 발령, 윤 대통령의 첫 지시(오후 11시 21분) 등 긴급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치안 총책임자가 대형참사를 가장 늦게 파악한 셈이다.
경찰 수장이 없더라도 경찰청 업무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조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야간 당직 상황에선 상황담당관이 청장 대신 긴급 상황을 판단할 권한이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모든 걸 책임지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상명하복이 뿌리 깊은 경직된 조직 문화가 위기 상황에서 대응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청장이라고 해서 24시간 공직 업무만 수행할 수는 없다"면서도 "긴급 상황에 대비해 간부들이 업무 규정을 명확히 숙지하고 대책 없이 지휘만 기다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몰랐던 광부 "내 생환이 국민들에 희망됐다니 다행"
라이트 방전되자 "힘들 것 같다" 한때 체념,
고립 10일째 극적 구조 "이제 살았다" 외쳐,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된 지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선산부(작업반장) 박모(62)씨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이 살아돌아온 게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다니 다행"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구조된 박씨는 지인들의 전언과 뉴스를 통해 뒤늦게 이태원 참사 소식을 알게 됐다.
그는 "아버지가 안(갱도)에 계시는 동안 세상에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아버지도 처음에 많이 놀라셨지만 '나의 생환이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다니 다행'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씨가 희망을 놓기 바로 직전 구조대를 만난 얘기도 전했다.
박씨 아들은 "아버지가 잘 버티고 계셨지만, 10일째 되는 날 플래시 라이트가 나가면서(방전되면서) 두려우셨는지 동료 분에게 처음으로 '힘들 것 같다'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더라"며 "그러다가 구조대원을 만나 '이제 살았구나' 외치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씨는 현재 안동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점심에 소량의 죽을 먹는 것으로 식사를 시작한 박씨는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사 당일 사복 경찰이 더 많았다... "경찰기동대 필요" 용산서 요청에 서울청 '모르쇠'
용산서, "10만 명 넘게 모여... 경력대응 절실" 설득,
거듭 요청에도 서울청 "교기대 1개 제대만 가능"
137명 중 69명 사복경찰... 질서유지 인력 태부족,
'이태원 핼러윈 참사' 전 용산경찰서가 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인력(경력)이 더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서울경찰청이 별 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청은 오히려 마약 범죄 단속 인력 증원에만 신경썼다.
이때문에 참사 당일 투입된 전체 경찰 137명 중 절반이 넘는 69명이 질서 유지와 큰 상관 없는 사복 경찰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청과 용산서 등의 사전 안전조치 여부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4일 서울청과 용산서 관계자들에 따르면, 용산서 112상황실은 참사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핼러윈 주간 이태원 지역에 경력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치안상황 분석 보고서'를 서울청 112상황실에 제출했다.
10만 명 넘게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서울청의 '핼러윈 데이 치안여건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에는 핼러윈 상권 회복으로 이 기간 112 신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란 예측만 담겼을 뿐 질서 유지를 위한 경력 동원 방안은 빠졌다.
서울청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이 보고를 받은 김광호 서울청장 역시 경비과에 전화해 마약 단속 인력 투입이 가능한 지만 물었다.
해당 부서는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실제 참사 당일 서울 도심에는 경기남부경찰청과 인천경찰청 등 다른 지방청에서 13개 기동대가 파견됐을 정도로 경력 운용이 여의치 않았다.
이에 김 청장은 다시 수사·형사 부서에 마약 단속 인력 배치를 지시했다.
결국 참사 당일 이태원에는 마약 범죄 단속을 위한 형사가 50명이나 투입됐다.
한국일보 취재결과 이날 이태원에 배치된 경찰 137명 중 절반이 넘는 69명이 사복 경찰이었다.
마약 범죄 단속 인력 50명 외에도 생활안전(9명), 112(4명), 외사(2명), 여성청소년(4명) 등이다.
나머지 68명의 정복 경찰 가운데 오후 9시30분 뒤늦게 투입된 교통기동대(20명)를 빼면 질서 유지 인력은 교통(6명), 이태원파출소(32명), 관광경찰대(10명) 등 48명에 불과했다.
서울청의 이 같은 대응은 이해하기 힘들단 지적이 높다.
이날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이 일찌감치 예측됐고, 이태원 관할서인 용산서 역시 여러 차례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기동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용산서 측이 사고 사흘 전 별도 보고서를 낸 것도 지구촌축제(10월 15~16일)가 종료되고 2주간 서울청과 핼러윈 축제와 관련한 경비 협의를 진행했지만, "교통기동대 1개 제대만 30일 0시까지 투입할 수 있다"는 최종 회신을 받았기 때문이다.
용산서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이태원 지구촌축제 때도 경찰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았다"면서 "보고서를 직접 서울청 112상황실로 보내면 회신 내용보다 많은 기동대 인력을 투입해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산서 112상황실은 보고서에 더해 유선전화 등 다른 경로로 추가 경력 투입을 계속 요청했다.
다른 용산서 관계자는 "서장이 (서울청이 제시한) 교통기동대 1개 제대를 지원 받는 것을 우선하되, 경찰기동대 배치를 추가 요청해 보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서울청은 집회가 너무 많아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추가 경력 요청을 받은 적 없다"는 서울청 입장에 대해선 "통상 일선서는 서울청과의 유선실무 협의를 거쳐 도출된 최종 결과만 공문으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공문만 오가지 않았을 뿐 분명히 수 차례 요청했다는 것이다.
서울청의 거듭된 난색에도 용산서 112상황실은 지난달 27일 "경찰기동대를 지원받아 200명 이상을 핼러윈 현장에 배치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에 대해 용산서 관계자는 "관심이 집중되는 언론에 나오면 서울청도 볼 것이라고 생각해 경찰기동대 추가 지원을 기정사실화하는 자료를 작성했다.
마지막 승부수였다"고 말했다.
17년 만에 이룬 한국행, 두 달 만에 끝나버린 이란 유학생의 꿈,
한류에 매료돼 한국행 꿈꿔 온 이란 유학생,
9월 국내 대학 입학 두 달 만에 참사로 희생,
"한국 정부 소통 부족"... 유족들 맘 타들어가,
“어릴 때부터 꿈꾼 한국행이 성사돼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한 학기도 못 마칠 줄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문화를 공부하는 이란 유학생 마후르(27)씨는 4일 통화에서 “믿기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 숨진 이란인 희생자는 5명, 외국인 사망자(26명) 가운데 가장 많다.
두 달 전 한국 땅을 밟은 유학생 A(24)씨도 그중 하나다.
마후르씨는 이란 소재 한국어학당에서 3년간 A씨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스승이다.
그는 “A는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한 이란인이었다.
여기서 많은 일을 하고 싶어했는데, 허무하게 떠나버렸다”고 울먹였다.
대장금·케이팝 빠져... 가족 반대 뿌리치고 한국행,
이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보며 한국이란 나라에 빠져들었고, 중학생 때는 케이팝(K-POP)에 매료돼 인기 아이돌 ‘갓세븐’의 팬이 됐다.
마후르씨는 “A가 가족 모르게 케이팝 안무 커버 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면서 “호텔경영학과 제빵을 배워 아예 한국에 정착할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2020년 마후르씨가 먼저 한국 대학에 유학을 오면서 이란에서 운영하던 한국어 고급반 수업도 종료됐다.
A씨 역시 이 즈음부터 꾸준히 유학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란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는 터라 제출 서류가 너무 많았고, 심사도 여간 까다롭지 않았다.
독실한 무슬림인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2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드디어 한양여대 한국어교육센터에 합격한 것. 곧이어 올해 9월 그토록 바라던 한국 땅을 밟았다.
A씨에게 한국은 ‘자유의 나라’였다.
히잡을 쓰지 않아도 되고,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에 둥지를 틀고 어렵게 지내면서도 간절히 한국행을 원했기에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마후르씨는 “참사 속보가 나오자마자 A가 이태원에 갔을 것 같아 불안했는데, 이튿날 대사관 사망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 절망했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장례절차... "한국·이란 말싸움 씁쓸"
한국에 와서 여러 절차를 거치는 대신 최대한 빨리 시신을 넘겨받아 이란에서 장례를 치르고 싶은데, 언제쯤 고인을 볼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마후르씨는 “대사관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지만, 향후 절차와 관련해서는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란에 있는 유족들이 발만 동동 굴렀다”고 했다.
이날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한국 기준 5일 0시를 전후로 시신 5구가 모두 송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후르씨는 유족의 부탁으로 고시원에 있는 A씨 유품을 정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역시 사망자 자택 출입 절차를 안내받지 못해 직접 해결해야 한다.
가뜩이나 이란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두고 한국의 관리 부실을 비판하자, 한국 정부도 “결코 해서는 안 될 언급”이라며 강하게 맞서 외교적 문제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마후르씨는 “유족의 마음은 타들어가는데, 정부끼리 감정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니 씁쓸했다”며 “한국을 향한 A의 오랜 사랑이 덧없이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참사 때 "밀어" 외친 인물 수사 검토…CCTV 52건 확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31일 정례간담회에서 '사고 났을 때 토끼 귀 머리띠를 착용한 인물이 밀라고 말했고, 인근 업소는 (사람들이 못 들어가게) 문을 닫았다는데 이는 위법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그 부분도 포함해 관련자 진술과 영상까지 검토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진술의 신빙성과 영상을 합동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없는 행사에서 밀었을 때 적용되는 혐의엔 "사안별로 다르기 때문에 진술과 영상을 통해 분석할 것이고, 상황이 되면 강제수사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용산구청의 사고 책임 유무엔 "주최자가 애매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확인을 해야 말할 수 있다"며 "(책임이 있다는) 가정 하에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경찰은 이태원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목격자 및 부상자 44명을 조사하고 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사설 CCTV 42개소 52대는 물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된 영상물도 정밀 분석하고 있다"며 "목격자와 부상자 44명 등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본부장은 다만 "수사 초기여서 입건 대상자는 아직 없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경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상 가짜뉴스 및 피해자 모욕성 게시물을 모니터링하며 위법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남 본부장은 "고인 명예훼손 게시글 6건을 대상으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며 " 63건에 대해선 방심위, 사이트 운영자에게 요청해 삭제 및 차단 조치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이태원 핼러윈 현장에 투입된 인력의 판단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수본 관계자는 "핼러윈 현장에 투입된 인력은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위험을 넘지 않는다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한 뒤 "현장에 나간 간부들도 당시 사람은 많았지만 (순식간에 발생한) 인파 급증은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밤 이태원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는 3년 만에 첫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 발생 지역은 이태원 해밀턴호텔 인근 골목 내 길이 5.7m 폭 3.2m의 18.24㎡(약 5.5평) 공간이다. 작은 원룸 크기의 이 공간에 약 300명이 몰려 6~7겹씩 뒤엉키는 바람에 피해가 났다.
사망자와 부상자 대부분이 이곳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국수본 관계자는 '경찰 책임론'이 제기된다는 지적엔 "주최 측이 있는 축제에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소방·의료 등 유관기관들이 사전에 역할을 분담해 대응하지만 이번 사고는 (주최 측이 없어)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이 없는 행사라 대응 매뉴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공공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주무부서로서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주최자가 없고 다수 인파가 예상되는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매뉴얼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구출된 후 술집서 놀았는데…제가 참사 생존자예요?" 상담치료 기록 '먹먹'
지난 3일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생님,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확산했다.
글은 이태원 참사 생존자 A씨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고위험 환자로 분류된 후 치료 과정을 기록한 것으로, 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행복한아이연구소장도 공유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겠다"고 권했다.
글쓴이 A씨는 첫 기록에서 주변 도움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경위와 글을 쓰게 된 연유 등을 설명했다.
그는 "압박이 갑자기 심해져 발이 (땅에) 안 닿았던 것도 맞지만, 숨쉬기가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옆 술집 난간에서 끌어주셨고, 술집에서 문을 열어줘 대피해서 잘 살아남았다"고 했다.
이어 "10시 40분쯤부터는 '아 살았다.
그는 "생존자이자 PTSD 고위험 환자로 분류된 후 선생님께 '글을 쓰시는 분이니 SNS나 커뮤니티에 글로 연재하듯이 공유해 보시는 건 어떠냐'는 말을 권유받은 후 나의 이야기와 상담치료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가지 말았어야 했다"는 A씨의 말에 정신과 선생님은 "아니다.
두 번째 기록에서 A씨는 사고 현장 인근의 술집과 식당 직원들 모두가 구조를 도왔는데 현장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이 상인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욕하는 것을 바라보며 무력감을 느꼈으며 원망스러운 감정이 무지막지하게 올라왔다고 했다.
세 번째 기록에서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죄책감이라기보다는 제 자신이 좀 징그럽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 40분께 주변의 도움으로 구출된 후 참사를 인지하기 전까지 친구들이 건네준 술을 마시고 신나게 춤을 췄다고 했다.
그는 "들것에 실려나가는 사람들을 보고도 술 많이 먹고 싸움이 났나 보다 생각했다.
네 번째, 다섯 번째 기록에서 A씨의 담당 선생님은 A씨가 사람이 실려나가는 것도 모르고 술 먹고 춤추고 놀았다는 것에 대해 "원래 술 먹고 노는 곳인데 벌어지지 말았어야 할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여섯 번째 기록에서 A씨는 같이 살아나온 친구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이태원에 가지 않은 척 혼자 방에 들어가 울고 있다며 친구가 제발 전화상담이라도 받아주길 바란다고 썼다.
일곱 번째 기록에서는 이태원역에 추모를 다녀온 얘기가 전해졌다.
현재 A씨의 상담기는 계속해서 연재되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업데이트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읽다가 울었다.
이번 사고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은 24시간 운영되는 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 1577-0199에서 상담받을 수 있으며 거주지별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돼 지속적인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목 쉰 그 경찰관, BBC서 또 오열…"모두가 제 소리치는 방향대로 이동"
4일 BBC 뉴스 코리아는 김백겸 경사와의 인터뷰 영상을 게재했다.
이어 김 경사는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제 소명을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참사 당일 저희 이태원 파출소 전 직원들, 소방대원들, 시민분들이 모두 나서서 구조 활동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며 가슴 아파했다.
김 경사는 또 자신에게 쏟아지는 염려와 관심을 사양하며 유족들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러니 모두들 저에 대한 걱정보다는 유족분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주시고, 저로 인해 그분들의 슬픔이, 고통이 가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애써 울음을 삼켰다.
끝으로 그는 "어떻게든 저희 이태원 파출소 전 직원들의 죄송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유족분들하고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인터뷰 내내 울컥하는 김 경사를 본 누리꾼들은 "응원합니다.
"순식간에 나를 밟고 지나가…CPR로 깨어났지만 남자친구는 아직"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사고로 다친 20대 여성은 사고 현장 인근에서 "남자친구는 아직 누워있다"며 울먹였다.
30일 0시10분쯤 사고 현장인 이태원역 인근엔 100명이 넘는 사상자들과 핼러윈을 맞아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고 수습을 위해 출동한 소방과 경찰 인력이 뒤엉키며 아수라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태원역 앞 이태원로엔 도로 진입을 막는 폴리스라인이 쳐졌고 이 안에는 수십명이 천에 덮인 채 놓여있기도 했다.
현장 여기저기에선 울음소리가 가득했고, 사상자들의 소지품이 어지럽게 놓여있기도 했다.
현장을 구경하려는 수백명의 시민으로 인도가 가득 찼고 경찰은 "구경하지 말고 이동해 달라"고 계속해서 소리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15분쯤 압사 사고가 발생해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부상 22명, 사망 2명 등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을 입은 22명 중 남성은 6명, 여성은 16명이다.
구급차 바로 옆 '섹스온더비치' 떼창…이태원 현장서 경악할 일,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현장 섹스온더비치ㄷㄷㄷ", "이건 진짜 역사에 남을 짤이네", "섹스온더비치 열창 해외 반응" 등의 제목으로 떼창 영상을 담은 글이 속속 올라왔다.
영상 속 거리에 가득 들어찬 사람들은 죽 늘어선 구급차 근처에서 유명 팝송 "섹스 온 더 비치(sex on the beach)"를 열창하고 있었다.
한 목격자는 "그 길바닥에서 디제이 한 명이 노래 트는데 그 사람들 나 나올 때도 추고 있었다"는 친구와의 대화를 공개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인간이길 포기했나",
이 영상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며 전 세계의 누리꾼으로부터 뭇매를 맞고있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 기준 이번 사고 사망자는 151명, 부상자는 82명(중상 19명, 경상 63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중상자 19명 중에서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용산서장 관용차 머무는 '1시간' 동안 이미 수십명 심정지,
당시 이 전 서장의 출발지에서 사고 현장 파출소까지는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불과하다.
도로 정체가 심각한데도 관용차를 고집하다가 이 전 시장이 늦장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가 차에 있던 1시간 동안 이미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현장은 참사로 치닫고 있었다.
용산서장, 9시57분~11시1분 관용차 이용,
먼저 이 전 서장은 그날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 일대에서 집회·시위를 관리했다.
이후 25분쯤이 지난 오후 9시47분쯤 식사를 마치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그는 이후 오후 11시1분 사고 현장 건너편에 있는 이태원 엔틱가구 거리에 하차했다.
이 전 서장이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한 '오후10시쯤'과 파출소에 도착한 '11시5분' 사이 차에서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을 감찰팀은 조사하고 있다.
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당시 차량 이동만을 고집했는지, 차에 왜 오래 있었는지 등도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서장이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감찰 결과 음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전 서장의 행적이 허위로 보고됐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참사 당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5분 뒤 현장에 간 것으로 기록됐다.
현재 대기발령된 이 전 서장은 감찰팀의 수사의뢰로 향후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을 예정이다.
서울청장 동선도 공개…2시간10분 뒤 현장 도착,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늦장 대응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김 서울청장은 이날 주요 집회 상황 관리를 위해 오후 1시2분쯤 청사 집무실로 출근했다가 오후 8시36분에 퇴근했다.
자택에 있던 그는 오후 11시34분쯤 이 전 서장에게서 전화를 걸려온 첫 전화는 받지 못했지만, 2분 뒤인 11시36분 전화 통화가 이뤄져 상황보고를 받았다.
이후 김 서울청장은 오후 11시44분에 서울청 경비과장, 48분에 112치안종합상황실장, 56분에 기동본부장에게 가용부대를 급하할 것을 각각 지시했다.
김 서울청장은 11시56분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업무 지시를 하고 30일 오전 0시11분쯤 한강진역에서 내렸다.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 동선>
-10월 29일 오후 9시24분: 경찰서 주변 식당(설렁탕)에 도착,
-9시47분: 식사를 마치고 서장 관용차량을 이용해 이태원으로 출발,
-9시57분~10시: 녹사평역 인근 도착. 교통 정체로 진입이 안되자 차량으로 계속 우회 진입 시도,
-10시55분~11시1분: 엔틱가구 거리에서 하차,
-11시5분: 도보로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동선>
-10월 29일 오후 11시34분: 용산경찰서장 부재중 전화,
-11시36분: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상황 보고를 받음,
-11시44분: 서울청 경비과장에게 가용부대 급파 지시,
-11시47분: 홍보담당관에게 위기대응체계 가동 지시,
-11시48분: 112치안종합상황실장에게 가용경력 급파 지시,
-11시56분: 기동본부장에게 가용부대 급파 지시,
-11시56분: 자택에서 택시 탑승,
(11시57분: 용산서 상황실에서 서울청 상황실로 최초 상황보고)
-11시58분: 112치안종합상황실장에게 인접서 교통경찰 추가 배치 지시,
-11시59분: 교통안전과장에게 교통경찰 추가 배치 지시,
(10월30일 0시1분 서울청 상황관리관으로부터 문자 보고받음)
(0시2분 서울청 상황실에서 경찰청 상황실로 최초 상황보고)
-0시10분: 112치안종합상황실장에게 인접서 형사 추가 배치 지시,
-0시11분: 한강진역 택시 도착,
(0시19분 경찰청장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총력대응 지시받음)
-0시25분: 사고현장 도착, 현장지휘,
목격자가 전한 이태원 참사, "4미터 좁은 내리막서 도미노처럼 쓰러져"…
뉴스1이 사고가 발생한 전날(29일)부터 30일 오전까지 이태원 한복판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를 목격했던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사고가 벌어진 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번화가인 세계음식거리로 이어진 좁은 골목길이다.
전날 밤 좁은 길에는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은 인파로 가득 찼다.
사고가 시작된 것은 전날 오후 10시15분 전이다.
당시 일부 사람들은 울부짖으며 "살려주세요"를 외쳐봤지만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뒤섞이며 경사로 위에 있는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10시15분 최초 신고 접수 이후 소방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이미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맡아 사활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현장에서 기절했다가 심폐소생술로 정신을 차렸다는 20대 여성 A씨는 "남자친구는 아직 누워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이태원역 한복판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로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12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쳤다.
"압사 사고 났는데 문 안열어줬다"…이태원 이자카야의 반전,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이자카야 할 만큼 했는데 왜?"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압사 사고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자카야 직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안 열어줬다"고 말해 논란이 일자, 당시 해당 가게 안에 있던 다른 시민이 글을 쓴 것이다.
글 작성자 A씨는 "이자카야에서 사람들 눕히고 CPR 했다"며 "초반에는 막아둔 거 맞다.
이어 "나도 그 이자카야에서 물 받아서 사람들 먹이고 했다.
한편 "문 안 열어줬다"는 인터뷰 이후 해당 가게의 포털사이트 리뷰(논평)창에는 "여기가 그곳이군요.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안타까운 사망 사고에 무고한 피해자까지 나오겠네",
"살려주세요" 외침 듣자 CPR위해 뛰어든 시민들,
혼잡한 이태원 도로에는 심정지 환자와 구조된 시민들, 구급대원으로 뒤엉켜 아수라장입니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몰린 가운데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압사 사고로 현재까지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심정지 환자와 구조된 시민들, 구조대원이 도로를 메웠습니다.
사고는 29일 저녁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 내리막길로 된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을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간호사 꿈꾸던 청년의 유품들... 추모공간에 놓인 인생 몇 조각,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에서 지인을 잃은 A씨가 슬퍼하고 있다.
A씨는 검은 종이가방에서 간호사를 지망하던 고인이 선물해준 간호사 관련 책, 고인이 좋아하던 간식과 인형 등을 내려놓고 한참을 울었다.
이태원 참사 일주일째인 4일,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을 외마디 울음소리가 흔들었다.
흰색 조화화 추모 메시지로 뒤덮인 도로 한편에서 앳된 남성이 입을 틀어막고 주저앉았다.
그는 검은 종이 가방을 내려놓고 찬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울음을 겨우 그친 A(18)씨는 종이 가방에서 고인의 유품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연설문 모음집 '우리 간호사들에게'와 학생 간호사 휘장, 의료용 고글, 그리고 목도리.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스무 살의 고인은 나이팅게일의 삶을 꿈꾼 예비 간호사였다.
그는 그 꿈의 계기가 된 이 책을 언젠가 친한 동생 A씨에게 선물했다.
고글은 고인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봉사활동을 할 때 쓰던 것이었다.
A씨는 유품들을 내려놓고 예비 의료인으로서 이타적이고 책임감 넘치던 고인을 한참 기렸다.
A씨가 고인이 코로나19 관련 자원봉사를 할 시절 쓰던 고글을 내려놓고 있다.
"맛있는 거 하나 못 사줬는데..." A씨는 고인이 좋아하던 초코파이 한 박스를 내려놓았다.
바나나 우유에는 빨대를 꽂았다.
10대를 갓 벗어난 고인의 취향이 엿보였다.
A씨는 '형'이 생전 즐겨 쓰던 털목도리에 얼굴을 파묻고 또 한참을 울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이들 대부분이 20대 이하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사망자 156명 중 20대 이하는 116명이었다.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에서 이번 참사로 지인을 잃은 A씨가 고인의 유품을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에서 A씨가 간호사를 꿈꾸던 고인을 기리며 놔둔 유품들,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추모공간에 조화를 비롯한 추모 물품이 가득하다.
참사 현장 늦게 온 용산서장…차 안에서 1시간 허비했다,
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참사 당일 동선이 공개됐는데요.
경찰 발표에 따르면, 먼저 대통령실 앞 집회 대응 업무를 마친 후 밤 9시 24분쯤 경찰서 주변 식당에 들렀다고 합니다.
식당에 들어간 지 23분 만에 식사를 마친 후 관용차를 타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는데, 이태원역 한 정거장 앞인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한 것이 밤 10시쯤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진입이 어려워지자 우회로를 찾다가 1시간쯤 뒤인 10시 55분쯤에서야 인근 거리에서 하차해 파출소로 걸어갔다고 합니다.
녹사평역에서 걸어갔다면 10분이면 도착했을 텐데 1시간가량을 차 안에서 허비한 것입니다.
차 안에서 참사 대응 조치를 지시했는지도 관심인데, 이임재 전 서장은 차 안에서는 큰 문제 없다는 보고만 받아서 심각성을 몰랐다는 취지로 감찰 과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이 밖에 서울경찰청 간부들도 참사 발생 3시간 뒤에야 청사에 나타난 것으로 확인돼 경찰 지휘부 공백에 대한 비판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방청이 이태원 참사 첫 발생 신고 시간이라고 했던 10시 15분, 그 이전에도 119 신고가 더 있었다고요?
네, 그동안 소방청은 이태원 참사 첫 신고는 밤 10시 15분으로, 그 이전에 신고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참사 발생 시각도 10시 15분으로 알려졌었는데요.
그런데 오늘 소방청 119대응국장이 브리핑에서 그전에 사고 현장 인근에서 119에 신고가 1건 더 있었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몇 시 몇 분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119에 사고 신고가 가장 처음 들어온 시간이 언제인지 이 부분도 수사로 규명돼야 할 부분이 됐습니다.